" 한봉은 띠가 있어야 기를 수 있어~~~"

연세 지긋한 어르신이 들려주신 말씀이다. "인연"을 말씀하신가 보다라고 유추해 보지만, 아무래도 그 이상의 느낌을 넣어야 될것같은 느낌이다.
 

아주 어렸을적 부터 아버지는 한봉을 기르셨다. 기억속에 남은 세월만도 40년이 넘는다. 

아버지는 그 때나 지금이나 한결같이 취미로 소담하게 기르신다.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살펴주라는 말씀..

85세의 아버지의 하루 일과는 한봉과 함께 하신다. 아버지 얼굴을 보면 행복해 보인다. 소소하게 즐기는 일상의 행복한 모습을 아버지에게 본다.  

느긋하게 배우는 한봉은 왠진 모르게 재미있다.

뭐랄까.....무겁다.

우리나라 토종벌을 한봉이라 한다.

우리는 보통 "벌"이라고 명칭하는데 유럽에서 들여온 양봉과 때로 구분지어야 할 내용과 결과물이 있다. 그래야만 할 것 같다.  

한봉이 모아놓은 "청"을 일반적으로 부르는 "꿀"과 구분되어져야 할것같다.  

우리는 과거 지금의 꿀이라는 용어가 없었고, 한봉이 모아놓은 것을 청이라 명칭했다. 

청은 장소에 따라 나무에서 취하면 "목청" 바위 틈에서 취하면 "석청" 집에서 취하면 "청" 이라했다.

지금의 꿀이라는 용어는 유럽 종의 양봉이 들어오면서 꿀 용어까지 빠르게 대중화 된 것이다.  

한봉은 양봉에 비해 색은 검고, 체격은 작아 양봉이 침입하면 죽고 모아놓은 청도 빼았기고,.. .... 등등 여러상황으로 밀릴 수 밖에 없는 조건?들이 있다.

......

그래서 한봉은 쉽게 볼 수 없고, 청 또한 쉽게 볼 수 없는 것이다.

청의 어원은 일천천(千)이다. 봄부터 늦가을 까지 천가지의 자연조건에서 채집해 온다해서  명명됐다는 어른들의 이야기다. 맞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벌이라는 곤충이 자연환경조건에서 종족유지 및 번식을 목적으로 스스로  모든걸 만들고, 모으는 한봉의 청은 조금만 들여다 보아도

유럽에서 들어온 양봉과 전혀 다른 내용임을 알 수 있다.  

단지 우리가 뭉떵거려 벌이 모은것은 꿀, 그리고 그것을 세분하여 아카시아 꿀, 밤꿀, 잡꿀, 떼죽 꿀, 유체 꿀, 이렇게 부르는 것이지만,

한봉이 모아놓은 청은 그렇게 구분할 수도 없고 하지도 않는다.

왜? 그럴수 없기 때문에.  
저는 매년 청을 이용해 "초밀"이라는 식초를 담그고 있습니다.
대단 합니다. ^^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두들 건강하십시요.